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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호2002년 [시-조인화] 가을 淸澗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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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563회 작성일 05-03-24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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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淸澗亭

외로운 사람들은 말이 없다
사랑을 잃고 유배 온 곳
물위에 지은 집에 앉아 길손 끊긴 조선의
문 낡은 문살로
돌 다듬던 전설을 본다.
가이 없는 세월에 애틋한 심사
맥(脈)이라도 짚어 보고자하며 사방을 둘러보니
하늘 위에 뜬 구름처럼 둥둥 떠오르는 마음
은사시 그물이다.
아파도 울지도 못하는
다시 오백년을 가게 될 것이다.
천년을 말하게 됨도 잠깐이리니
저만큼에서 대숲을 키우는 단청
흐려지며, 지워지며…
186 갈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