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호2009년 [시-신민걸] 새로운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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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초대
보도블럭 한 칸 위에서의 사투라, 다친 꿀벌과 왕개미가 제 갈
길 위에서, 혹은 아닌 길에서 서로 붙었다, 붕붕거리던 날개는 요
지부동, 서로 붙잡고 깨물고, 쏘고, 서로 다쳤다, 꿀벌은 날지 못
해서, 다리가 부러져서, 남은 다리에 마비가 와서, 결국 제 집으
로 가지 못했다, 왕개미는 벌침에 쏘여서 비틀거리지만 끝까지
꿀벌을 제 집으로 데려가려 했다, 가지 못했다, 서로의 욕심은 방
향이 달라서, 소통하지 못한 채 정적만 흐르고, 몇 십 분의 시간
이 정신없이 흐르고서야 끝장이 났다, 둘 다 다른 개미들의 집으
로 새로운 초대를 받아 기꺼이 모셔졌다, 배불리 나눌 가족과 벗
과 동지가 박수를 치진 않았겠지만, 둘의 사투가 고스란히 잊혀
졌지만, 끝까지 버티지 못하는 자는 먹지도 못했다, 미래는 늘 불
공평한 거다, 보도블럭이 끝없이 붙어서 길을 이룬다, 새로운 게
없다
보도블럭 한 칸 위에서의 사투라, 다친 꿀벌과 왕개미가 제 갈
길 위에서, 혹은 아닌 길에서 서로 붙었다, 붕붕거리던 날개는 요
지부동, 서로 붙잡고 깨물고, 쏘고, 서로 다쳤다, 꿀벌은 날지 못
해서, 다리가 부러져서, 남은 다리에 마비가 와서, 결국 제 집으
로 가지 못했다, 왕개미는 벌침에 쏘여서 비틀거리지만 끝까지
꿀벌을 제 집으로 데려가려 했다, 가지 못했다, 서로의 욕심은 방
향이 달라서, 소통하지 못한 채 정적만 흐르고, 몇 십 분의 시간
이 정신없이 흐르고서야 끝장이 났다, 둘 다 다른 개미들의 집으
로 새로운 초대를 받아 기꺼이 모셔졌다, 배불리 나눌 가족과 벗
과 동지가 박수를 치진 않았겠지만, 둘의 사투가 고스란히 잊혀
졌지만, 끝까지 버티지 못하는 자는 먹지도 못했다, 미래는 늘 불
공평한 거다, 보도블럭이 끝없이 붙어서 길을 이룬다, 새로운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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