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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호2004년 [시-최명선]기억, 저 편에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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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갈뫼
댓글 0건 조회 2,462회 작성일 05-03-26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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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팀목도 없는 시멘트 담장을
호박넝쿨 하나가
힘겹게 기어오르고 있다

오르다 떨어지고
오르다 떨어지고

이제 지친것일까
아예 땅 쪽으로만 터를 잡은
키 낮춘 희망
그래, 소도 비빌 언덕이 있어야 한댔지

가엾기도 하고
대견키도 하고
울컥, 설움 한 조각에 목이 메여와
얼른 발길을 돌린다

걸음 보다 한 발 앞서
이명이 되어 울려오는
노란 나팔 소리

마른 나뭇가지 하나 꽂아주지 못한
부모 마음은 그늘진 뒤편에서
아프게 아프게 말라 가는 줄도 모르고
해냈다고 제 깐에 꽃등까지 켠 채

손사래를 쳐대는

아,철없던 기억 저 편 어느 날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