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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호2009년 [시-최명선] 쓸쓸한 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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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221회 작성일 09-12-28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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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한 해후


심근경색증으로 아버지 돌아가셨다

죽음의 복 타고났다고
곱게 사시더니 쉽게 돌아가셨다고
말하는 사람들아 오대산 월정사에 가보시라
울울창창 전나무 길
쓰러져 있는 삼백년 고목 한 그루를 보면
죽음의 복 받았다 차마 말하지 못하리니

니무슨 일 있었느냐 묻지 마시라
죽어있는 그의 속 들여다보았다면
왜 저토록 텅 비었을까 생각 들기 전
이는 뜨거움에 목 먼저 메이고 말테니

쉬이 돌아가셨다고 말하는 사람들아
월정사 전나무 숲에 가면, 거기
자식들에게 파 먹힌 속
차마 보이지 못 한 만장 같은 아버지가
속없이 빈 껍질로 펄럭이고 있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