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호2009년 [시-장은선] 버스가 있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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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가 있는 풍경
맞은편 정류장에서
지나가는 버스를 본다
베일 것 같이 달려드는 차들의 모서리에
걸림돌이 되어버린
낡은 성냥갑 속의 유황알갱이들
황급한 사이렌 소리에
죽은 듯 엎뒤어 있던 얼굴들이
파먹은 옥수수 껍데기처럼 유리창을 내다본다
부서지고 금간 유황 부스러기들이지만
눌리고 눌려도 싹을 틔우는
질그릇 같은 희망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다
그 상처들에 누군가가 부싯돌을 그어대면
금방 달맞이꽃 같이 환한 얼굴이 되어
뒷골목의 채이고 조각난 이야기들이
한없이 뭉게구름으로 피어오를 것 같다
세파 속에 썰물 같이 빠져나가는
차들과 인파들 속에서
아직도 덜그럭거리는 소달구지에 올라탄 듯
효모처럼 시큼하고 때절은 사연들을 싣고
작은 섬 같이 둥둥 떠다니는 버스들
우리의 만남들이 길에서 시작되지만
눈을 감았다 뜨면 사라지는 길들
정류장 노선판을 별자리로 헤아리는 나에게
내일의 행운번호라도 알려주듯
어린아이가 넝쿨손 같이 고운 손을 흔든다
맞은편 정류장에서
지나가는 버스를 본다
베일 것 같이 달려드는 차들의 모서리에
걸림돌이 되어버린
낡은 성냥갑 속의 유황알갱이들
황급한 사이렌 소리에
죽은 듯 엎뒤어 있던 얼굴들이
파먹은 옥수수 껍데기처럼 유리창을 내다본다
부서지고 금간 유황 부스러기들이지만
눌리고 눌려도 싹을 틔우는
질그릇 같은 희망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다
그 상처들에 누군가가 부싯돌을 그어대면
금방 달맞이꽃 같이 환한 얼굴이 되어
뒷골목의 채이고 조각난 이야기들이
한없이 뭉게구름으로 피어오를 것 같다
세파 속에 썰물 같이 빠져나가는
차들과 인파들 속에서
아직도 덜그럭거리는 소달구지에 올라탄 듯
효모처럼 시큼하고 때절은 사연들을 싣고
작은 섬 같이 둥둥 떠다니는 버스들
우리의 만남들이 길에서 시작되지만
눈을 감았다 뜨면 사라지는 길들
정류장 노선판을 별자리로 헤아리는 나에게
내일의 행운번호라도 알려주듯
어린아이가 넝쿨손 같이 고운 손을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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