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호2009년 [시-장은선] 만해마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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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해마을에서
이름난 시인의 강의를 듣다
담배 생각이 나 슬그머니 빠져나왔다
시인의 지나온 신산한 삶들이
한줄기 담배연기에 말려 하늘로 오를 즈음
칡을 캐다 산을 내려온 한 무리의 아이들이
호호거리며 보릿자루같이 매달린 범종을 쳐댄다
놀란 수위아저씨 쓸던 빗자루질을 멈추고
연애질하다 들킨 새들도 자리를 뜨는구나
한낮의 엄숙함을 깬 범종소리
세상을 녹이는 굴착기소리 같아서
미시령 터널을 관통하는가 보다
내일 아침 속초바다에는
맑은 해가 세수한 아이들 얼굴을 하고 떠오를 게다
이름난 시인의 강의를 듣다
담배 생각이 나 슬그머니 빠져나왔다
시인의 지나온 신산한 삶들이
한줄기 담배연기에 말려 하늘로 오를 즈음
칡을 캐다 산을 내려온 한 무리의 아이들이
호호거리며 보릿자루같이 매달린 범종을 쳐댄다
놀란 수위아저씨 쓸던 빗자루질을 멈추고
연애질하다 들킨 새들도 자리를 뜨는구나
한낮의 엄숙함을 깬 범종소리
세상을 녹이는 굴착기소리 같아서
미시령 터널을 관통하는가 보다
내일 아침 속초바다에는
맑은 해가 세수한 아이들 얼굴을 하고 떠오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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