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호2009년 [시-최숙자] 개 눈에는 똥이 부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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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눈에는 똥이 부처다
금당계곡 돌아 산길 오르면
말씀으로 해가 뜨고 지는
암자 한 채 반겨 맞는다
오래 절밥 먹고 자란
백구 한 마리
어디를 다녀왔는지
목덜미에 똥을 잔뜩 바르고 왔다
혹여 옛 도반이라도 만나
산새소리 물소리 어울려
한바탕 뜀박질 치다가
바람과 실랑이를 벌이다
보았는가
꽃내 진동하도록
누군가 몰래 누고 갔을
거룩한 똥 한 무더기
장삼자락 더럽혀질세라
주지스님도 접근 못하고
풍경아래 공양주 혼자
씻으러가자 애원해보지만
그는
자랑스레 목을 내보이며
산부처로 앉아있다
금당계곡 돌아 산길 오르면
말씀으로 해가 뜨고 지는
암자 한 채 반겨 맞는다
오래 절밥 먹고 자란
백구 한 마리
어디를 다녀왔는지
목덜미에 똥을 잔뜩 바르고 왔다
혹여 옛 도반이라도 만나
산새소리 물소리 어울려
한바탕 뜀박질 치다가
바람과 실랑이를 벌이다
보았는가
꽃내 진동하도록
누군가 몰래 누고 갔을
거룩한 똥 한 무더기
장삼자락 더럽혀질세라
주지스님도 접근 못하고
풍경아래 공양주 혼자
씻으러가자 애원해보지만
그는
자랑스레 목을 내보이며
산부처로 앉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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