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호2009년 [시-김향숙] 살아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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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음
긴 하루를 잡아먹고
진한 피 입술 훔치며 노을이 진다
모퉁이 돌아설 때마다 좁아지는 길
막다른 링 위의 구석방
한참 만에 켜지는 불빛
‘살아있음’
밤은 짧고
다시 한 라운드의 아침 해가 뜬다
들어온 길 거꾸로 힘차게 걸어 나와
이를 악물고 주먹을 들어 올리면
관중석 고함이 아니더라도
나도 크게 한 방 치고 빠지고 싶다
때로는
뜨거운 눈시울 감으며 노을이 진다
하루하루 헐거워지는 걸음
한참 만에 켜지는 불빛 하나
‘살아있음’
긴 하루를 잡아먹고
진한 피 입술 훔치며 노을이 진다
모퉁이 돌아설 때마다 좁아지는 길
막다른 링 위의 구석방
한참 만에 켜지는 불빛
‘살아있음’
밤은 짧고
다시 한 라운드의 아침 해가 뜬다
들어온 길 거꾸로 힘차게 걸어 나와
이를 악물고 주먹을 들어 올리면
관중석 고함이 아니더라도
나도 크게 한 방 치고 빠지고 싶다
때로는
뜨거운 눈시울 감으며 노을이 진다
하루하루 헐거워지는 걸음
한참 만에 켜지는 불빛 하나
‘살아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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