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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호2009년 [시-김향숙] 토란을 심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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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149회 작성일 09-12-28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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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란을 심으며


아가야 토란밭에 물 주러가자
너는 앙증맞은 소꿉놀이 물조리개를 들고
물을 뚝뚝 떨어뜨리며 나를 따라오겠지
두 세배나 키 넘는 토란숲에서
제일 크고 예쁜 토란잎 우산을 쓰고
조잘거리며 깔깔거리며 뛰어다니다
정말 두꺼비라도 튀어나오면
엄지공주처럼 깜짝 놀라 내 품으로 뛰어들겠지

올 여름엔 나도 토란우산 꺾어 쓰고
소낙빗마당을 춤 노래로 뛰어 볼까나
새 장화 좋아라 신고 뛰었던 어릴 적 할머니의 토란밭처럼

늦은 오후
따스한 흙 맨발바닥으로
키득키득 웃음이 끓어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