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호2009년 [시-김종헌] 해무, 세상의 벽을 허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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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무, 세상의 벽을 허물다
스물스물
발도 얼굴도 없는 연체동물 한 마리
바다에서 기어 나와
세상을 꾸역꾸역 뱃속으로 삼키고 있다
숲이 사라지고
— 색깔이 없어지다
산이 사라지고
— 모양이 없어지다
마침내 하늘도 삼켜버렸다.
— 경계가 사라지다
보이는 건 오직 뿌연 회색의 물방울들
세상이 비로소 하나가 되었다
스물스물
발도 얼굴도 없는 연체동물 한 마리
바다에서 기어 나와
세상을 꾸역꾸역 뱃속으로 삼키고 있다
숲이 사라지고
— 색깔이 없어지다
산이 사라지고
— 모양이 없어지다
마침내 하늘도 삼켜버렸다.
— 경계가 사라지다
보이는 건 오직 뿌연 회색의 물방울들
세상이 비로소 하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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