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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호2009년 [시-김종헌] 보리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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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192회 작성일 09-12-2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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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밥


밥사발 안에서도
수저 위에서도
섞이지 못하다가

고사리, 버섯, 묵나물에
찰진 고추장 한 숟가락
된장 국물 한술 쯤 넣고
꾹꾹 눌러줘야
흘러내리지 않는 밥이 되고

간 고등어 흰 살점
하나쯤 얹혀야
맛이 되는 것

세상 밖으로 떠밀려 가는 듯
외로운 날은
묵은 수첩을 뒤적여
오래된 묵나물 같은 놈
늘 맵기만 한 고추장 같은 놈
간 고등어 같은 맛깔스런 놈
모두 불러내
보리밥을 비비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