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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호2009년 [시-최월순] 상가(喪家)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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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332회 작성일 09-12-2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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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喪家)에서


오래지 않은 병환 중에
임종은 편안하셨다고 하는 상주의 말이
한 생이 전해주는 덕담인 것 같아
귀에 서럽지 않았다.
살아있는 동안은 생이 끝없어
나을 가망이 없는 병석에서도
이가 흔들리면 치과에 가야하고
허리가 아프면 정형외과에 가야 한다.
어느 날이 끝 날이 될지 모르는 동안에는
계속해서 꿈은 자라고 통증은 멈추지 않는다.
병이 나으면 텃밭에 백합을 심겠다던
담장 밖으로 고개를 내민
나팔꽃 넝쿨처럼 손 흔들던 한 생이
검은 띠를 두른 액자 속에서 싱긋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