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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호2009년 [시-최월순] 미시령으로 가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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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375회 작성일 09-12-28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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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령으로 가고 싶었다


길을 지우며 번져가는 어둠 속에서
하얗게 일어서는 고속도로를 지나
이정표가 가리키는 대로 달려왔다.

낙석이 떨어지는 고개턱엔 용담 몇 송이
만해마을 돌아가는 물가엔
달맞이꽃 떼로 몰려 날개를 펼치리

나보다 먼저 산을 넘는 안개를 쫓아
허공에 떠 있는 이정표가 가리키는 대로
빠르게 달렸다.

생각에 생각을 덮는 어둠속에서
느닷없이 일어서는 가파른 굽이
안개 속에 우뚝하게 서있는 한계령휴게소

의도하지 않아도 다른 길로 들어서는 여행길
무엇을 놓친 것일까,
난 미시령으로 가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