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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호2009년 [시-지영희] 한 낮의 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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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473회 작성일 09-12-28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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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낮의 졸음


종이컵에 얻어 온 작은 풀
삼 년 되니 화분마다 별꽃 넘쳐
막막한 더위 속에 반짝인다
소꿉장난하듯 시작한 살림살이들이
노랗게 꽃술로 영글어
길게 늘이는 그림자 속으로 숨소리 내며
지난 시간을 바람빛으로 되살리는데
한 때는 포근하고 어떤 한 때는 얼음살 박아두더니만
뿌리내린 빛들은
한들거리는 내 눈길에 꽃으로 답한다
힘 없는 풀꽃도 살려고 애쓰니
아름답다
가물가물 노래가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