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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호2009년 [시-지영희] 엄마가 보고 싶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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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422회 작성일 09-12-28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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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보고 싶거든


바다가 보고 싶거든 엄마를 보자
수많은 눈들이 번뜩이는 저 커다란 생명
수초 사이에 곤히 잠든 알들이
심해에서 펌프질하는 심장 소리를 들을 때,
아침마다 울리던 도마 소리가 따라와
매일 잠들고 일어나던 장지방 한 쪽에 놓인 장롱 앞에서
심심할 때마다 헐거워진 꽃장식을 팽이처럼 돌리던 손가락을
꽃으로 피게 한다
엄마는 바다다
넓은 방에 혼자 잠 깨더라도 엄마가 집에 있을 때
생명은 자라고
세상의 시작과 그 끝의 아름다움을 겸허히 품는
바다는 엄마다
무작정 푸근한 바다
겹겹이 밀려오는 주름마다 따뜻한 눈들을 품은,
꽃으로 터지는 물고기들이 팽이처럼 돌아가는

엄마가 보고 싶거든 바다로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