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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호2009년 [시-채재순] 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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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430회 작성일 09-12-28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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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든 링이다, 발 딛고 선 곳이면
한번 링에 오른 자는 내려올 수 없다
링 바깥에는 몸을 만들기 위한 지루한 싸움이 있을 뿐
수없이 상대를 바꿔가며 싸워야 하는 복서
승부는 그 지루한 싸움에서 결정되기 마련이지
사각형 바깥의 싸움을 지배하지 못한 자가
보여줄 수 있는 건 패배 뿐
상대선수가 바뀔 때마다 다른 방식으로
세밀하게 준비해야 하는,
온 체중이 실린 어퍼컷을 얻어맞은 것처럼 턱이 얼얼한,
계체 순간 가득 고인 침조차 삼킬 수 없는,
체중계 앞에서 최후의 심판대에 서는 것처럼 떨고 있는,
그것이 삶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