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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호2009년 [시-채재순]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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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475회 작성일 09-12-28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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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


여러 갈래 마음으로 부대끼며 사는 게
우리네 생인 것을 깨달은 나오미
고향으로 돌아온 순간 마라로 불러달라고
당당하게 말했네
와락, 마라를 느끼는 순간에도
그 뒤에 서 있는 기쁨의 모습을 본 자들이 있었네
어김없이 기쁨 뒤엔 괴로움도 뒤따르지만
결국 기쁜 일들이 온다는 걸
믿는 자들이 세상을 바꾸게 마련이지
대대손손 빛나는 이름으로 남게 된 마라
그 속에 울울창창 희망을 새긴 기도가
숲을 이루었음을
들판을 향해 주저하지 않고 걸어갔던
싱싱한 룻의 숨소리, 들리는가
룻을 통해 거둔 추수,
세상은 그것을 기적이라 부르지 않고
겸허하게 사랑이라고 부르고 있지


*마라 : 성경‘룻기’에 등장하는 룻의 시어머니인 나오미(기쁨을 뜻함)가 남
편과 아들을 잃은 뒤 고향으로 돌아와서 돌아와서 바꾼 이름. 괴로움을 뜻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