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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호2009년 [시-이화국] 접착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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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425회 작성일 09-12-2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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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착제


용접공은 아니라도
서로 붙여야 할 물건들 잘 붙인다
순간 접착제 한 개면
벌어진 신발창도 떨어진 상다리도 붙인다
손가방 터진데도 귀신같이 붙여 새것 만든다


그런데 못 붙이는 것들 있다
고염나무 접붙이는 일은 못한다
사람 마음과 남자 여자 사이는
서로 접붙기를 바랄 뿐이다

나는 어디에 붙어있는 것일까
어머니에게서 탯줄이 잘린 뒤
많은 세월을 어디에 붙어 살았나
그 일이 궁굼해진다
만능인 줄 알았던 접착제 마개를 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