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호2009년 [시-김춘만] 2009년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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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여름
이천구년 여름 가족이 모였다.
공현진에 와서
형제들 모두 한자리 하였다.
십년만이다.
둘러 앉아 옥수수 벗기고
강낭콩 까고
감자를 깎았다.
벽에 걸린 사진 속에서
어머니는 고추를 손질하고 있었다.
어머니는 심심하신가?
사진 속에서 불렀다.
적당히 늙으셨을 때니 근력도 좋아
움켜잡는 손목에 단단한 힘이 전해졌다.
딸 셋이 까마득한 옛일을 꺼내어
껍질 벗기고 만지작거리는 걸
어머니는 내려다보고
나는 그 어머니 올려다본다.
조금 높은데서
이 모든 걸 아버지는 내려다보고
이천구년 여름 가족이 모였다.
공현진에 와서
형제들 모두 한자리 하였다.
십년만이다.
둘러 앉아 옥수수 벗기고
강낭콩 까고
감자를 깎았다.
벽에 걸린 사진 속에서
어머니는 고추를 손질하고 있었다.
어머니는 심심하신가?
사진 속에서 불렀다.
적당히 늙으셨을 때니 근력도 좋아
움켜잡는 손목에 단단한 힘이 전해졌다.
딸 셋이 까마득한 옛일을 꺼내어
껍질 벗기고 만지작거리는 걸
어머니는 내려다보고
나는 그 어머니 올려다본다.
조금 높은데서
이 모든 걸 아버지는 내려다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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