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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호2009년 [시-박명자] 우체통엔 bill이 빌빌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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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881회 작성일 09-12-2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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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통엔 bill이 빌빌거리며


영하 18도 오늘
한파가 엉덩이를 흔들며 우체국 앞을
지나갔다

햇살 한 올이 또르르르 떡갈나무 가지
사이에 주둥이를 숨긴다

가로수들은 아직 가게 문을 닫지 못하고
젖은손으로 서성 거리는데
베이지색 바바리 코트깃을 올린 사내 하나
흘깃 낯선 잔기침 속으로
캄캄하게 사라진다

억새네 가솔들은 모두 어디갔는지
늦도록 보이지 않고

우체통에는 어제 꽂힌 bill이
늦은녘까지 빌빌 거리고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