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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호2010년 [수필-서미숙] 운전매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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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396회 작성일 10-12-29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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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는 2차선이다. 앞의 차는 좌측 깜빡이를 넣고 서있다. 그 뒤 내차가서있다. 가고 싶지만 차선이 하나밖에 없으니 앞차가 가기만 기다리고 있다. 뒤에선 경적소리를 내고 난리를 친다.

‘날보고 어쩌라고 저 차를 넘고 내차를 넘어설 자신이 있으면 가라구’

혼자 속으로 외쳐보았지만 경적소리는 귀를 따갑게 한다. 앞차가 좌회전 신호를 받고 가버리자 뒤차는 나를 노려보더니 뭐라 연신 차에서 욕지거리를 하고 간다. 휴 한숨이 나온다.

‘무식하고 이 무식한 인간아 내가 안 갔냐?’

나도 열이 받아 그 차를 쫓아 갔다. 일부러 쫓아 간 것이 아니라 차선이 2차선이니 그렇게 되었다. 할 수만 있다면 복수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도 똑같이 할 수는 없지만 그 차가 좌회전 선에 멈추어 있을 때 엄지손을 내밀어 복수를 했다. 때 아닌 옆 차들의 웃음소리들과 박장대소를 하는 모습들이 보였다. 같이 그 진행을 하며 오던 차들이었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날보고 잘했다고 굿(good) 이라는 표현을 해주며 용기를 주었다. 나도 같이 욕을 한 셈인데도 말이다. 언제 가는 하도 급한 시간약속 때문에 정신없이 막 달리다 보니 멀리서 신호가 빨간색으로 바뀌었다. 난 그것을 잊고 달릴 뻔하다 아차 순간에 아니다 싶어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휴 큰일날 뻔 했네.”

하고 안심을 하고 있는데 뒤차가 가라고 빵빵 거리고 난리다. 난 설마 나보고 가라고 하는 거는 아니겠지 하고 그냥 무시했다. 그러나 자꾸 빵빵 거렸다. 신경이 쓰여 창문으로 고개를 내밀어 뒤차를 보았다. 날보고 가라고 손짓을 하며 난리를 쳐대는 것이었다.

“뭐라고? 이게 미쳤나 날보고 이 빨간불에 가라고?”

소리를 질러버렸다. 왜 달리다 섰냐고 식식거리고 난리를 쳐대며 빵빵거리고 있다. 나 때문에 급브레이크를 밟았다고 가려면 가지 왜섰냐고 시비를 거는 거다.
순간에 나도 모르게“이 정신병자”하고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계속 나를 쬐려보며 난리를 쳐댄다. 그 사람은 휴대전화를 하고 있었다 한손에 휴대전화가 보였다. 하도 화가 나서 먼저 보내고 차번호를 외워 신고하고 싶은 만치 나도 화가 났다. 운전 중에 휴대전화를 했다 하고 말이다. 휴 세상 운전하다 보니 별의별 일이 다 있구나 하고 옆 차선을 보니 상대편 어떤 아저씨가 자기일도 아니면서 빨간불인데 왜 가라고 하나며 내 뒤차에 대고 막 욕하고 있다. 그 몇 분 몇 초 신호대기 중에 일어난 일이다. 참 이것도 별일이다. 오지랖도 넓다 생각했지만 내심 속으로는 아주후련은 했다. 아니 운전 매너들이 다들 왜 저모양인지 한심했다. 그전에 주택에 살았을 때다. 차를 산지 일주일 만에 옆을 박살을 내었다. 누가 박아버리고 간 것이다. 얼마나 속상하던지 동네를 다 뒤졌다. 수상한 차 한 대가 내차와 같은 위치에 찌그러져있었다. 심증은 있으나 물증이 없으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이야기는 해봐야겠다고 하고 찾아갔지만 자기가 했다고 하겠는가? 어영부영 이래저래 당황하고 말이 앞뒤가 안 맞는 모양새가 범인 인듯 했다. 하도 약이 올라 양심적으로 살라고 소리를 질러대고 분명 내게 한만큼당할 거라고 악담을 퍼붓고 왔지만 너무 속상해 엉엉 울고 말았다. 그 사람은 동네에서도 소문난 음주 운전에다 남의 차를 그렇게 박고 다닌다는 사람이라서 조심하라고 했었다. 더구나 새 차는 꼭 그 차에 당한다고, 결국 내 차도 산지 일주일 만에 당했으니 말이다. 동네에서는 그 사람이라고 아예 범인으로 인식을 시켜 버렸다. 하긴 그날은 비도 엄청 왔기에 그 자리에 주차를 하는 나도 많이 불안했었다. 여러 번 다른 곳으로 옮길까 고민하다 비가 많이 오기에 귀찮아 적당한 주차를 한 내가 잘못이라 자책을 하고 위로 했다. 하지만 양심 없는그 누군가 때문에 차를 산지 일주일 만에 공장에 들어가야 했다. 그 심정은 지금도 생각하면 속이 쓰리다. 우리 아파트 주차장은 다른 동수보다 가구 수가 적어 주차공간이 좁다. 여덟시가 넘어 버리면 주차장이 꽉 차버린다. 그래서 늦은 시간까지 있어야 할 상황이라면 꼭 차를 두고 가야만 했다. 사람마다 가지가지 모양새로 주차를 한다. 주차하는 모양새도 늘 비딱하게 옆선까지 차지하여 두 공간을 혼자 차지하며 뻔뻔스럽게 주차하는 사람도 있다. 후면 주차인데도 들어가기 싫어 입구를 막고 측면 주차를 하여 아까운 주차 공간을 막아버리는 사람도 있으며 반면 중앙에 떡 측면 주차를 하여 오도가도 못 하게 모든 자리를 차지하는 사람들도 있다. 꼭 얄밉게 주차하는 차도 정해져있다. 하도 다들 그 차를 얄미워하니 어떤 사람은 농담으로 긁어버려 하면서 못도 쥐어준다.
과연 그들은 정말 운전면허 때 교육을 받을 것일까? 아니 나도 오래전에 교육을 받아 주차교육은 받았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래도 최소한 남의 배려는 못하더라고 양심 것 주차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한다. 아니 왜들 그렇게 운전 매너가 빵점인지 정말 모를 일이다. 하긴 주차 문제로 살인사건도 많이 나있으니 말이다. 얼마나 열 받는 일이냐 말이다. 더구나 우리나라 운전 매너는 너 나 할 것 없이 아주 거칠다. 나도 언젠가부터 운전을 아주 험하게 한다. 오죽하면 아는 남자후배 녀석은 내차를 타면 무섭다고 한다. 왜 그렇게 달리냐고 운전대를 내놓으라고 난리를 부려 가끔 그 후배랑 모임을 동행을 할 때는 운전대를 주곤 한다. 그래 나도 운전버릇을 고치자 하며 아주 조심스럽게 하려고 해도 여전히 운전이 거칠다. 왜 우리 사람들은 운전대만 잡으면 거칠고 욕하고 하물며 그 쓸데없는 승부욕까지 키우는가 말이다.예전에 잠깐 직장을 다니던 때 윗 상사가 너무 멋있고 매너 있는 분이 있었다. 그분은 늘 점잖고 말도 사근사근 하셨다. 그런데 하루는 직원모임이 있어 그 차를 얻어 탔는데 난 다신 그 차를 타지 않겠다고 다짐을 한적이 있었다. 운전을 너무 거칠게 해서 이십 여분 오는 동안 죽음을 앞당기는 듯한 공포를 느꼈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상사는 말도 거칠고 우락부락 하고 성격도 괄괄했었는데 운전은 너무 소심할만큼 아주 편안하게 했다. 사람마다 그렇게 운전이 평소 성격과는 상관없이 다르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 서울에서 사는 동생이 회사에서 회식을 마치고 오는 중 어쩔 수 없이 너무 늦은 밤에 운전하고 오느라 곤혹을 치룬 적이 있었다. 신호 대기 중에서있었는데 옆 동네 차들이(약간 술기가 있는 남자들이) 아예 고개를 내놓고 동생에게 눈길을 보내며 음흉스런 시선으로 노골적인 대화를 시도하더란다. 동생은 화가 나서 신호가 바뀌지도 않았는데 엑셀레터를 밟는 시늉을 내었더니 옆 동네 차들이 확 앞으로 나가면서 비 신호에 달려가 버렸다고 한다. 그러다 큰일 나서 사고 나면 어쩌려고 넌 거짓모양을 했냐고 했더니 하도 내가 먼저 가야지(달리기 하는 제스쳐를 취하며 놀리는 포즈)하면서 달리기 시합을 하듯 자기를 비아냥거리며 계속 달라붙어 오면서 약 올리더라는 거다. 여자가 운전한다고 비웃고 그랬으니 오죽 동생이 불쾌했으면 그랬냐싶다. 요즘은 거의 옛이야기 이지만 그전에는 여자가 운전하면 밥하고 나왔냐, 집에서 살림이나 하고 있지 왜 나다니냐 하면서 비웃는 시절이 많았었다. 또 봐서 좀 느리다 싶으면 빵빵거리고 여자구나 하면서 비웃고 그런 시절이 있었다. 요즘도 은근슬쩍 그런다. 몇 일 전 몸이 좋지 않아 서행운전을 하면서 왔다. 뒤차가 바싹바싹 붙는 폼이 추월하고 싶은 모양이었다. 나도 빨리 달리고 싶었지만 2차선이었고 앞에 덤프트럭 두 대가 천천히 달리고 있어 어찌 할 도리가 없었다.
그래 빨리 가고 싶으면 가보라고 양보를 하며 천천히 달렸다. 냅다 내차를 추월하더니 앞에 두 대라는 것을 그때 알아차렸는지 아차 싶은 듯 다시 추월도 못하고 내 차 앞으로 도로 들어와 저도 서행을 하는 것이었다. “바보야 내가 추월 안하는 이유가 있어 이 바보야 너나 나나 천천히 갈 수밖에 없다”. 하고 비웃었다. 누가 빨리 갈 줄 몰라서 못 가느냐 말이다. 운전이 초보가 아닌 이상 천천히 갈 때는 그 앞에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걸 왜 모르는지 그렇게 달려드는 사람들을 이해하기 어렵다.

4차선이 되어서 나는 그 차를 힐긋 보고 미소를 지었다. 그 차는 멋적은 듯이 나를 슬쩍 보는 것이다. 그리고는 나도 그 차보다 빨리 달려 버렸다. 또 언제가 민방위 훈련을 하고 있어 민방위 대원들이 차를 멈춰 세우고 앞을 막고 있어 도로로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 있었다. 내 뒤차, 뒤차들은 상황을 아니 가만히 기다리고 있는데 세 번쯤 뒤엔가 서서는 빵빵 거리고난리가 났다. 못 간다고 상황을 설명해주었는데도 반대편 중앙선을 넘어나를 욕을 하며 나갔다. 결국 저도 가다 중간에 서버렸다. 쫓아가서 한 대쥐어박고 나한테 욕한 것을 되돌려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러나 나도 언젠가부터 주차도 내 맘대로 하고 운전도 앞의 차가 달리는 걸 조금 늦는다 싶으면 추월하고 경쟁을 한다. 정말 그러지 않았는데 주차가 똑바로 되지 않으면 몇 번이고 주차 선에 넣으려고 온갖 힘을 쏟아 날보고 후배들이‘주차 자(센티미터 재는 자)라’고 별명을 불려대며 놀렸다. 그런 나도 이젠 변해가고 있다.
언젠가 우리나라 운전심리에 대해 조사한바가 있었다. 소형차와 대형차가 신호가 바뀌었을 때 뒤에 차가 기다려주는 시간을 조사한 것인데 소형 티코는 바로 클락션을 울리며 빵빵거리며 난리를 쳐대고 중형차는 조금 기다려 주고 고급차는 그 차가 갈 때까지 기다려준다고 했다.
그것을 본 우리 아들은 엄마 차는 소형차 절대 사지 말라고 충고를 해준다. 엄마가 운전을 많이 하고 다니니 무시당하면 안 된다고 전적으로 말리고 있다. 그게 무슨 상관이냐고 우기며 경비 적게 들고 튼튼하고 안정성이 문제다라고 했지만 고지식하고 정확한 아들 녀석이 우기기는 이유가 있었다. 엄마가 힘들게 일하려 다니는데 도로에서까지 무시당하는 것도 싫고 위험도 줄이고 한다니 말이다. 그러니 절대 소형차는 사지 말라고 해 웃음이 나왔지만 사실 운전을 하고 다니다 보면 (정말 사람의 값어치를 차로 평가하고 싶지는 않지만 )무대포로 달리는 차들은 욕먹을 만하다. 또 그 차를 보면 그 값어치를 하는구나 하고 보게 된다. 정말 멋진 비싼차를 탄 운전자는 양보도 잘하고 매너도 좋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내가 고급차를 옹호하는 것도 아니고 그들의 편도 아니다. 그렇다고 내 차도 고급차도 아니다. 그러나 대부분 중소형차가 가장 매너 없이 달리고 신호도 가장 무시하고 막 달린다. 난 그래 절대 그 차는 사지 않는다라는 품목이 있다. 그 차는 내가 거의십년이 넘도록 운전을 하며 보아왔지만 그 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은 대부분 다 그렇더라 이거다.(안 그러는 운전자에게는 양해를 구한다.) 왜 이런 인식이 내게도 있는가 말이다. 내가 본 사실을 이야기 하는 거니 말이다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차가 싸고 비록 값어치 없는 것이라도 매너 있고 정확한 신호를 지키면 얼마나 좋을까 말이다. 위험이란 단어로 옆의 운전자를 위협하지 않고 다니면 얼마나 행복한 운전사회가 될까 말이다. 그런데 왜 운전대만 잡으면우리는 그럴까? 가장 위험한 목숨을 담보로 잡고 있는 운전을 우리는 밥먹 듯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가장 힘들고 무서운 생명을 위협받고 위협하고 다니는 운전자로 돌변하는 가 말이다.
정신을 차리자. 조금 더 일찍 서둘러서 늦지 않도록 하고 남의 생명이든 나의 생명은 얼마나 소중한가, 언젠가 나는 내 뒤차를 줄지어 멈추게 한 사건이 있었다. 줄줄줄 여러 대의 차가 밀려 있었어도 한 대도 빵빵 거리지 않았다. 물론 거리가 시각적으로 넓은 차선이라 앞의 상황을 다 볼 수 있었기 에도 그렇지만 한 사람도 클락션을 울려 되지 않았다. 내 차 앞에서 강아지 한 마리가 방황을 하며 차를 가로막고 있었기 때문이다. 난 그 강아지가 도로를 건널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다른 차들도 그것을 인정해 주었다. 얼마나 아름다운 풍경인가, 생명이 있으니 그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멈춰서있었다. 비록 보이지 않는 생명이지만 우리가 운전을 할 때에는 아주 소중한 생명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우리는 그소중한 생명들을 보호하고 지킬 의무와 권리가 있다. 처음 초보운전 때 일이다. 집 앞에서 거리를 나가려면 차를 반대편차선으로 돌려야 한다. 난 그때 겨우 직진만 할 때라 엄두도 못 내고 끙끙거리며 차를 돌리고 있던 중 차선을 너무 작게 잡아 덤퍼를 도로 선에 박고 말았다. 다시 후진을 해서 빼내야 하는데 뒤 멀리서 커다란 덤프트럭이 달 려오고 있는 거 아닌가, 나는 무서워 비딱해진 차들 내버려 둔 채로 손 신호로

“멈춰요, 멈춰요”

하면서 그 차를 세웠다. 그 덤프트럭 운전자는 내가 죄송하다 하며 끙끙거리며 차를 제자리로 옮길 때 까지 뒤차의 빵빵거리는 욕도 다 막아주고 기다려 주었다. 겨우 차를 빼 한쪽에 세워놓고 감사하다며 몇 번을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나니 그때 서야 다리가 후들 거렸다. 운전이 그렇게 무서운 거구나 하고 그때 이후 며칠을 운전은 못했었다.
그 일을 짧은 글로 써 내차의 관계 회사에 내었다. 당첨이 되어 비싼 주전자를 받아 아주 요긴하게 썼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생각하면 웃음이 나온다. 그러던 시절을 나도 잊고 앞에서 운전을 더디게 하면 화를 낸다. 이젠 운전을 오래되었다고 자부하면서 모르는 차가 어려워하며 주차를 못하면 나서서 해주기도 한다. 주차장에서 차를 못 빼면 아주 능숙하게 차도 빼준다. 그리고 마트에 가서든 어디든 한 번에 주차를 성공하면 나름 자부심도 느낀다.몇 을 돌려가며 주차하던 시절을 잊고 말이다. 모임에 가서 모임식구들 음주운전은 안 되니 대신 대리운전자가 되 주는 것도 부지기수다. 그러나 언제부터 대리운전도 안 해준다. 대리운전이라는 직업이 생기고 나서 부터이다. 그들도 먹고 살아야 하지하고 핑계를 되지만 운전이 언제가 부터 무서워졌기 때문이다. 그래 운전은 무서워해야 한다. 암 이래서 안 된다. 나도 반성을 한다. 운전은 늘 초보여야 한다, 늘 긴장해야 한다, 그리고 늘 조심해야 한다. 다짐하면서 말이다. 나도 멋진 운전자, 매너 있는 운전으로 하루를 시작하자. 생명은 늘 소중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