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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호2010년 [수필-서미숙] 제빵왕 김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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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374회 작성일 10-12-30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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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뭐든 욕심이 없는 편이다. 내 것을 남에게 나누어 주고 나중에는 모자라 속상해 하거나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매번 후회를 하면서도 다 주고 또 준다.
어릴 때도 그랬다. 나이가 들어 살면서 그랬다. 내 것을 잘 챙기지 못했고 이웃이고 친구들이고 많이 내어주었다. 그러나 요즘은 나도 내 것을 챙기려한다. 일을 하기 시작하면서 내 것을 챙기기 시작하고 사회의 한 모퉁이에서 하나라도 내 것을 더 건지기 위해노력을 하는 중이다. 이것이 잘살고 있는 것인지 잘못 살고 있는 것인지는 아직도 난 모른다. 그러나 이렇게 다들 살고 있는 것 같기에 나도 그렇게 사는 것이라 나에 대한 해명을 하면서 살고 있다. 그 삶이라는 행렬에 끼어 살아가며 내 것을 하나 둘씩 챙기기 시작했다. 많이 욕심은 내지 않지만 주어진 내 것을 남에게 양보하거나 내어주기는안하고 있다. 아마도 잘하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가끔 혼자 내 자신에게 그래 잘하고 있어 열심히 살고 있어 위로도 하면서 몇 번씩 되씹곤 한다. 내 것부터 챙기기, 내가 힘들면서 양보하지 않기. 해주고 나서 끙끙대지 않기, 양보하기 전에 생각하고 또 생각해보기. 남에게 뭘 나눠주기 전에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일단은 내 것을 미리 챙겨두고 (그렇지 않으면 마음이 약해져 다시 더 덤으로 주기 때문에) 그다음으로 하기, 이것은 내가 야박한 세상살이에 적응하려하는 내 삶의 몸부림이다.

가끔 나 자신에게‘꼭 이래야 하는 가?’

라는 질문을 던지기도 하지만 그래 살아가기 위한 한 방법이라고 칭하며 나를 위로하기도 했다. 당연한 것 이라고 못 박으면서 말이다. 요번 여름방학동안은 참 여유로운 시간이 많았었다. 몸도 많이 아프기도 해 어디를 가지는 못하고 집에서 푹 휴식을 취했다. 아마도 내 생애에 가장 많이 TV를 시청한 시간이기도 했다. 그리고 또 연속극에 취해 있기도 했다. 월,화 요일이면‘동이’를 수,목은‘제빵 왕 김 탁구’를 두 어 번 빼놓고는 다 본모양이다. 기록이다. 뻔한 스토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연속극 속으로 빠져들어 울고, 웃으며 긴장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그 많은 시간들을 이렇게 흥미롭게 연속극을 보며 지낸 시간도 극히 드문 상황이었을 것이다. 참 재미있었다. 너나 할 것 없이 모두들 특히‘제빵 왕 김 탁구’는 내 주위의 지인들은 다들 보고 있는 듯했다. 모임이 끝나게 무섭게‘김 탁구’보러가야 한다고 서둘러들 갔으니 말이다. 시청률 또한 50.8%로의 어마어마한 홈 드라마로 자리매김을 한 것이니 말이다.

‘제빵왕 김탁구’는 KBS 2TV에서 2010년 6월 9일부터 2010년 9월 16일까지 방영되었던 드라마다. 1970년대 경제 개발기를 배경으로 주인공 김 탁구가 역경을 딛고 제빵업계 1인자로 성공하는 모습을 다루었다고 한다. 거성식품 이라는 제빵계의 가장 큰 회사를 가진 구일중이 회장인 아들로 태어나 파란만장한 삶을 겪는 이야기이다. 어려운 환경에서 살면서 자신의 것을 다 주고도 웃음을 짓으며 선을 대표하는 삶을 살아간다. 등장인물의 한사람 사람의 마음까지도 움직이며 그저 없는 자의 마음 하나로 세상을 잘 견디며 살아가는 그의 모습에 감동을 받으며 열심히 봤다.
반면 구회장의 친아들이 아닌 친아들로 속이며 가진자의 가진것의 배의 욕심을 부리며 사는 서인숙과 그이 일행들, 그 아들 역시 온갖 모난 성격으로 탁구와의 반대 성향을 가지며 부유한 환경 속에서 살지만 마음이 너무나 가난해 불행하게 사는 인생을 그려낸다. 힘들지만 가진 것 없이 자신의 삶을 꿋꿋하게 지켜내며, 가난하지만 마음이 넉넉한 부자인 청년 탁구,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있었으나 결국 다 내려놓으며 막을 내린다. 이 드라마는 그 식상한 선과 악이 분명한 스토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나는 그 연속극에 극찬을 보내면서 빠져들었었다.
내가 월화요일이 열심히 보았던‘동이’역시 흔한 스토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쏙 빠져들어 매우 흥미롭게 감상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동이에서도 결말쯤에 그런 말이 나왔다. ‘운명 이런 것은 없다. 다만 어떠한 선택이든 내가 만드는 것이다.’라는 그렇다 늘 선인은 복수를 꿈꾸지 않는다는 것, 절대적인 해피앤딩으로 선이 이기는 이식상한 연속극 속내의 결말은 어쨋거나 이 각박한 현대를 살아가는 힘겨운 사투의 삶의 활력소가 되어 준다는 것. 나도 늘 부자이기를 꿈꾸며 그 가진 것을 갖기 위해 하루를 애쓰며 동경하며 살고 있다. 지금도 나는 돈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 차가 좋았으면 좋겠다, 집이 넓었으면 좋겠다, 명품 옷들과, 가방과, 신발들을 갖고 싶어하며 살고 있다.

세상에 부자 싫어하는 사람이 있던가?

어쩌면 나는 실상‘탁구’에 나오는 서인숙의 사는 배경과 그들이 사는 집들 그 외의 것들을 부러워 동경의 마음을 지니며 그 연속극에 빠져들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돈이면 세상에서 다 해결된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요즘의 현실이다. 그리고 뭐든 더 많이 갖고 싶다, 몇 개 월 동안 때론 부자를 동경 하면서 또 한편으로 그러한 생각을 망각하면서 갖지 못한 자의 편에 서서 쏙 빠져들었었다. 고개를 끄덕이면서 연신 박수를 쳐대며 저 지독한 인생, 불쌍한 인생,

억울한 현실이라고 한탄하면서 주인공을 동조 하며 드라마를 보았다. 그리고 힘겹게 역경을 이겨내는 주인공을 위로 하며 선한자의 마음에 서서 나를 대신 위로 삼기도 했다. 그러나 부자를 동경하면서도 부자인 쪽보다 가난한 자의 마음에 머무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이 드라마 기획의도 역시‘물질보다는 인의인정을 사필귀정을 믿고 자신의 꿈을 소중히 하며 내 안에서 행복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결국 내 길의 행복을 얻을 수 있다 라는 그런 진정성 있는 결말을 꿈꾼다’며이야기 하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행복이란 무엇일까? 어떤 사람은 돈이 될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사랑, 신앙, 책, 취미, 자식 등 각가지 다른 양상으로 나름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우리 여자들 역시 남편과의 관계에서도 큰 것을 바라며 행복을 느끼는 이는 드물 것이다. 아주 작고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며 그 작은 것들을 붙 잡으려 애쓰며 바둥바둥 살고 있다. 심지어는 남자들은 마지막 남은 담배 한 모금에서도 가장 큰 행복을 느끼기도 한다고 했다.

내가 힘들 때 주는 작은 미소 그리고 말 한마디 단어 한마디들에서도 우리는 행복을 느끼며 삶의 원동력을 찾는다고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나 역시 눈물을 펑펑 쏟으면서 악한 자 앞에서 선이 무릎은 끓는 장면을 보았다. 그러면서 나 자신에게 이야기 하였다.‘ 그래 가난해도 좋아 이 순간 이렇게 마음이 행복한데…’하면서 그 선한 자의 편에 서서 박수를 쳐대었다. 그러나 곧 며칠이 지나고 나면 또 다른 이율배반적인 생각으로 오늘 역시 부자를 동경하면서 살아갈진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