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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호2010년 [시-정영애] 송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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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396회 작성일 10-12-30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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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 낯설지는 않은데
불경스럽게도 화끈거리느냐, 나는
족보 있는 뿌리로 우뚝 선 채
나를 일으켜 세우겠느냐
감히 함부로 할 수 없는 귀골의 희디 흰 뼈
깊은 몸속을 더듬듯 그 아득한 속을
물을 길이 없구나
붉은 소나무의 강렬한 입김 같기도 한
흰 밤꽃의 내밀한 숨 막힘 같기도 한
혀끝으로 살살 어루어 부풀어가는 맛이란
저린 손발쯤이야 무슨 눈치를 채겠느냐마는
아무 이유도 모르는 아랫도리는 왜 뻐근해오는지
입 속 가득 묵은 때 벗겨내고
아찔한 향
목 젖 깊숙이 밀어 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