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호2010년 [시-송현정] 물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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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완강하게 버텼던
여름 길섶을 묵묵히 지키며
빵빵하게 바람 든 풍향계 같은
꽃송이들을 열매처럼 매달고
묵도를 올리듯이 신호를 보낸다
나 여기 있노라고
멀어져간 세월이지만
용서하고 용서 받고 싶은
그렇게 쌓여진 길 이었다
서툴게 그려진 밑그림에서
떨어져나간 몇 조각의 모자이크처럼
지금은 기억조차 아슴하지만
가슴 언저리 마구 흔들어대던
그 때, 그 사람들은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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