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호2010년 [시-최효선] 아야진 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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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들어오면
조용하던 항이 들썩인다
어구에 담아 내리는
양미리의 비릿한 향내가 싱그럽다
온전한 것 따로
머리 떨어 진 것 따로
아낙의 손놀림이 바빠진다
한쪽엔
떨어진 그물을 깁고
가지런히 추 수리며
그물을 말린다
또 한쪽엔
싱싱한 양미리
한 두릅에 삼천원이라 외치며
목청을 돋운다
그래
이게 사는 거야
저들이 행복한 거야
집에 돌아가면 걱정이 기다릴 찌라도
저 분들은 지금 행복한 거야
아야진 항에
불이 꺼지고
창가에 따스한 불빛이 하나 둘 켜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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