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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호2010년 [시-최효선] 문경 새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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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1,821회 작성일 11-01-03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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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도 힘들어 땀을 흘리고
가쁜 숨을 하얗케 토하며 다리를 쉰다.
구절양장 구비 구비
기연 사연 쌓여있고
하늘 닿은 새재 마루턱엔
먼저간 구름 한 점 등 잠을 잔다.

엷은 안개 속에
부끄러운 듯 가린 얼굴
치마 자락 감기는 사이사이
이리 눕고 저리 누운 구릉들의 등줄기엔
태고의 신비가 점점이 묻어있네.

버스야 ! 어이 바쁘냐 !
구름도 쉬는데
구비마다 힘겹게 구르는 너의 다리가
더딘들 빠를소냐!

신립 장군 뼈아픈 후회가
아직도 안개 되여 걷히지 않고
한 많은 여인의 오열이
푸른 수목 되어 바람에 운다.

구름아 ! 어이 바쁘냐 !
바람아 ! 어이 바쁘냐 !

흐르고 앞으로 얼마든지 갈 길을
잠신들 쉬어 못 가냐

이리저리 맺힌 사연
비바람 되어 되 내려도
구비 구비 굽은 길을 버스는 달리고
계곡에서 용트림하는
하얀 물보라도 세월 되어 흐르며
산새들 지저귐은 바람이 삼킨다.

구름도 힘들어 땀을 흘리고
땀 비 맞으며
길가는 나그네는 세제 마루턱에 걸터앉아
역사의 물을 마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