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호2010년 [시-최효선] 사모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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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의 그림자 속
지붕들이 딱지처럼 누어있다
굴뚝에 연기 하얗게 피어날 때
동산에 함께 놀던 친구들 저녁 먹으러 내려간다.
턱을 괴고
우리 집 바라보니.
굴뚝에 연기가 없다.
와락 허기가 목젖을 친다
오늘도 저녁을 굶는 구나
눈물이 핑 돈다
얼굴을 무릎 사이에 묻는다.
땅거미 어두움 덮어쓸 때
우리 집 굴뚝 연기가 꾸역꾸역
발이 땅에 닿는지도 모르게 삽짝 문을 열고
부엌을 본다.
그곳엔 어머니가 수건을 쓰고
청솔가지로 불을 지피고 계십니다.
돌아오지 않은 아들
보리 한 되 빌어 보리죽을 끓이고.
연기를 보면 아들이 돌아올 줄 아시는 어머니
어머니는 매운 연기 때문이 아닌 눈물을 떨 굽니다.
어머님의 그 눈물은
자식의 배를 채우지 못한
아픔과 안타까운 사랑의 마음임을
어른이 되고서야 뼈로 느낍니다.
어머님!
불러보기만 해도 코끝이 찡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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