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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호2010년 [시-신민걸] 燃燈을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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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1,775회 작성일 11-01-04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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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 고운 색지 찬찬히 접어 붙여
무량한 꽃등으로 타오를 때까지
한 점 티끌 소원도 없는 바람은
또 얼마나 분주히 불꽃을 다독였을까

연등이 山門을 나선다
살랑이는 고운 먼지 위로 반짝이는 하얀 고무신
햇살을 따라가는 어린 다람쥐 되어 타박타박 걷다가
빈 바랑 버리고 아카시나무에서 망초꽃으로
흐드러진 토끼풀로 질러 건너뛰다가
개울물에 떨어진 연한 꽃잎 곧 사라질 꽃잎 되어
이 바위 휘휘 돌아 저 바위 감다말고 동동 떠가다가
영랑호 범바위 아래 낮은 연못 무리지어 핀 연꽃
너른 연잎에 올라 울음주머니 한껏 부풀린
황소개구리 한 마리로 꺽꺽 울다가 꺽꺽 울다가
속초의료원 장례식장 푸른 담배연기로 비틀비틀 일어서다가
파도가 부려놓은 백사장 또 깎아먹은 백사장
끼룩끼룩 기웃거리는 갈매기 날개 그림자를 따라가다가
깃을 양껏 부풀게 한 바람 한 조각을 다스리다가

어디까지 가나
이참에 한번 영영 따라가 보나 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