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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호2010년 [시-신민걸] 참새 날개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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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1,801회 작성일 11-01-04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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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리도 아닌 된서리가 참하게 내린 밭
하지만 묵정밭 지나다가 깜짝 놀랐다
참새 떼 푸드득 푸드득 날아올라 옮겨 앉는다
날개 수십 쌍이 만들어낸 소리에 움찔한 거다
지레 움찔한 소리에 덩달아 끼어든 거다
원래 치열하고 냉혹한 세상이지만
애써 거둘 것도 힘써 빼앗을 것도 없다
다가갈수록 푸드드드득 자꾸 더 멀리 간다
나 오기 전에 너희들 여기서 뭐 하고 있었냐
챙기고 안을 게 별로 없다 수군대고 있었냐
갈수록 살기 어렵다고 하소연이라도 했느냐
말이 통하지 않으니 부지하세월이 답답하더냐
겨우내 막막할까 벌써부터 걱정하는 것이냐
놓치고 흘린 것도 남겨서 줄 것도 참 힘겹다
우리도 막하 계류 중이고 심의 중이니
나 지나든 말든 너희들 하고 싶은 대로 해라
다 거두건 말건 서리는 이만큼 덮이고 벌써 녹잖니
망설이고 짐작하고 또렷해지는 내내
통통한 참새 큰 날개 깡그리 점거농성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