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호2010년 [시-조인화] 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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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선녀탕 계곡 물소리에 번쩍
정신이 든다
밤새 퍼붓던 폭우 속을 해치고 내려오는
물
유리알처럼 씻어진 물가에서는
속절없다 무슨 거짓말을 더 보태랴
능선에 걸려있던 운무
물안개 진 길을 걸으며
살아온 만큼만 기쁘고 애닮은 이 발자국
또한 쉬이 지워지리라
벗이여 잠간만 쉬어가세 그냥 가지 마시고
새처럼 거웃거려 아득하던 발 땅에 내려놓으려
품 넉넉히 잡히는 시선 습지에 모아보면
처음부터 우리는 이런 곳에서 물봉숭아처럼
질경이처럼 살았으리
그래서 숨쉬기 편했으리
한해를 다시 지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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