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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그때 무작정 삼척엔 갔다가
되돌아 왔던가
그곳에 내 아비의 슬픈 유적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삼팔선 이북에 두고 온 산하와 신계사로 가는
길이 보이던 집과 살고 있다는 풍문을 겨우 말귀 알아들을 때
들었던 기억 하나 만으로 늦은 완행버스를 타고
역전 어디선가 여인숙을 한다고 했던가
구멍가게를 한다고 했던가
가기만 하면 할머니가 된 순애 언니가 달려 나올 것 같은
어스름 녘
낯설음으로 안개비 젖는 마음 기차에 옮겨 앉으며
내 이리도 그리워하는 줄 모르는 이 어딘가에 살고 있을 줄
믿음으로 그저 돌아오는 것이다
마음껏 짙어진 녹음으로 무성한 나무들
큰 산으로 남겨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