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호2010년 [시-김향숙] 숲이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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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 깊은 숲에
나를 풀어 놓았다
햇빛은 이내 별빛이 되고
푸른 숲향 숨으로 스며들어
폐와 심장과 혈관을 점령해갔다
오래 전 숲에 들었다 뿌리내린 사람들일까
새소리 잠시 멈춘 나무들마다
온 몸으로 전해오는 묘한 신호들
깊은 숲, 더 취하기 전
오던 길 조심스레 돌아서 나오는데
젖은 이끼 나무뿌리 넌지시 걸어오는 발
몇 박자 헛발 뒤뚱대는 내 뒷모습에
박장대소 깔깔대며 숲이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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