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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호2010년 [시-권정남] 해빙기, 호숫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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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188회 작성일 11-01-04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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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둥소리, 나뭇가지 부러지는 소리
으스스 하늘, 땅 갈라지듯
내 몸 뼈가 으깨지는 소리
쩌렁쩌렁 얼음장이 풀리는 소리
겨울과 결별을 위해
화살 촉 같은 햇빛들이 실뱀처럼
얼음 위를 빠르게 금 그으며 지나가고
호수는 울컥울컥 푸른 피 같은 양수를
숨구멍위로 쏟아내며 몸 풀고 있다

적요한 겨울 호숫가
너를 향해 내안의 숨구멍이 넌출 손 내밀며
물빛 스카프 흔들 때
너와 나 사이, 단단한 벽이 얼음장처럼 풀리고
사지를 비틀며 얼어있던 호수가 용트림치면
결빙되었던 , 내 몸
어딘가가 수런거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