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호2010년 [시-권정남] 월정사 공작단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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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실타래가 가닥가닥 흔들리고 있다
지귀*가 울고 있다 선덕여왕을 사모하던 그가
법당 앞에 엎드려서 각혈하고 있다
황금 팔찌에 옮겨 붙은 불꽃 사랑이
화신火神이 되어 산 계곡마다 쏘다니다가
소신공양 허공을 매캐하게 태우고 있다
월정사 뜨락 탑돌이 하던 공작단풍
그의 붉은 머리카락이 활활
짚불처럼 타오르고 있다
흐느끼고 있다
합장한 손끝, 지귀의 착한 사랑이
훅!
뜨겁게 옮겨 붙는다
*지귀 : 신라시대 선덕여왕을 사모하며 떠돌던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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