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뫼 호수별 보기

40호2010년 [시-권정남] 4월 봄, 귀환—천안함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194회 작성일 11-01-04 15:09

본문



만개한 벚나무들이 소복 입고
가지마다 영롱한 눈물 꽃 매달고 섰다

조국을 위해 갈매기 앞세우며
출항하던 너희가
봄꽃이 폭죽처럼 터지는 날 군가도 없이
태극기에 싸여서 돌아 왔구나

어디 갔다가 이제 왔느냐 아들아
천 길 물속에 갇혔던 입술이 푸르구나
하던 일 덜 마쳤느냐 손에 기름이 묻어있구나
석고상 같은 흰 얼굴이 얼음처럼 차구나
듣도 보도 못하던 어뢰가 대체 무어더냐
백령도 검푸른 물결 위에
흰 깃발로 펄럭이며 조국을 지키던 아들아
어서 일어나라 일어나라

어미 가슴에 사태 지며 무너지던 봄꽃들이
산천을 붉게 물들이는 구나
흰 모자 검은 세라복이 썩 잘 어울리는
마흔 여섯 명 한창 물오른 너희를
슬프도록 눈부신 봄 날 먼 길 떠나보내며
송이송이 국화 꽃을 바친다

거리마다 흰 옷 입은 세상어미들이
만개한 벚꽃이 되어 눈물 훌쩍이며
4월을 배웅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