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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호2010년 [시-권정남] 초월超越이라는 단어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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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185회 작성일 11-01-04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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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내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사람들 앞에서
나를 가로 막고 있는 무수한 벽 앞에서
초월이라는 단어를 생각한다
서른 해 전 떫디떫은 젊은 피들이
광화문네거리 초월이라는 다방에 모여
모래성 같은 바람 탑을 쌓다가 헐었다가
서로의 한계를 뛰어 넘지 못해
새장 속새처럼 여린 날개만 파닥 거린 적이 있다
떫디떫은 젊은 피들이 삭고 삭아버린
지천명, 그 무량한 시간 앞에서
들풀처럼 아우성치던 욕망도
바람 탑으로 회오리치며 떠돌던 사랑도
강물 같은 창창한 시간의 늪에서
스르르 밧줄처럼 풀어지고 마는

초월超越이라는 단어 앞에서
갑자기 경건해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