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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호2010년 [시-권정남] 홍련암 창틀에 매달린 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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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225회 작성일 11-01-04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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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련암 창틀에 거미가 매달려있다
창밖은 파도가 악어처럼 입 벌리고 있는
천 길 낭떠러지
창안은 법열이 들끓는 만다라 법당
빛과 어둠의 경계, 육각형 집에 갇힌 채
동그랗게 몸 감으며 흔들리다가
파도소리 염불소리에
귀를 키우고 있다

사람 사는 세상도
요동치듯 흔들릴 때가있다
보일 듯 보이지 않는 끈 잡고
층층 어둠 같은 허공을 몸 감으며
물집 잡힌 손으로 올라야 될 때가있다
파도가 바위벽을 때리고 있는
벼랑 같은 낭떠러지
홍련암 창틀에

휘청, 내가 매달려 흔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