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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호2010년 [시-지영희] 오래 된 설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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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091회 작성일 11-01-04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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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빛에 꽃들이 날아다닌다
발자국 소리도 없이
스물일곱 된 내가
나무 옆에 서 있다 비선대를 건너고
서른 셋 된 내가 아이를 배에 넣고
피곤한 기색 입꼬리로 밀어내며 사진을 찍는다

오래 된 설악은
수많은 사람들을 되부르는데
간혹 빈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돌 뒤나 나무 사이에
잊혀진 나를 숨겨두었다가
바람이 스칠 때마다
꽃을 뿌리는 척 지난 나를 보여 준다

가끔은
스물일곱이 되어 내려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