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호2010년 [시-지영희] 용재 오닐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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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용재 오닐을 좋아 한다
진지한 고뇌의 소유자라서가 아니라
비올라를 지극히 사랑해서가 아니라
섬집 아기를 흘려서이다
그는 내게 눈물이다
그를 듣고 있노라면
골 깊은 주름살들이 살그머니 내게서 떠나
처음부터 조금씩 그의 손끝에 걸어진 양
함께 연주된다
그럴 때마다 슬픔들은 당당히 내 얼굴을 밟고 지나가고
오랜 일상이 눈물길을 따라 말갛게 우러난다
울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
용서가 없으면 눈물도 없다
리처드 용재 오닐의 섬집 아기를 듣고 있으면
어릴 적
섬집 아기 가사를 틀리게 노래하던 일까지
스스로를 한없이 용서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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