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뫼 호수별 보기

40호2010년 [시-지영희] 심장 터지는 고개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057회 작성일 11-01-04 16:02

본문


물론 심장 터지는 고개는 하루키 거다.
상실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남은
울음 긴 여운
오십천 마지막 구비에 걸쳐진 출렁다리의 울렁임이
뜨거운 한낮의 외로움으로 읽혀지는데
그게 그러니까 그리워진다
매일 10층 계단 위에 살면서
심장 터지는 고개를 그리워하는 건
동백산장이 없어서라기보다
풀어 놓을 개똥벌레가 없어서라기보다
넘을 수 없기 때문이다
매일 눈 뜨는 아침이
남편아이들밥상운전대날파리와
해질녘 바라다 보이는 산 능선들이
그리움이란 걸
넘을 수 없기 때문이다

넓은 밀밭을 그린 이유가 갈가마귀가 되어 점점이 날아가듯
엽서 한 장 속 글자들의 끈적임을 터뜨리고 싶다.
심장 터지는 고개는 언제나 내 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