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호2004년 [시-김향숙]열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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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낡은 유모차에 실린 잠투정 심한 아기의 울음이
문이란 문 다 열어젖힌 온 동네
골목길을 여기저기 돌아 나온다
오래 전 수리를 부탁한 선풍기조차
집 나간 남편처럼 아직 돌아오지 못하는 단칸 셋방
큰 아이는 뒤척이다 혼자 잠이 들었다
모기향 타는 냄새가 나는 낮은 창문들마다
텔레비전의 푸른빛이 어른거리고
간간이 수돗물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낮과 밤이 바뀐 갓난아기와
아무것도 모르고 혼자 잠든 큰아이와
이 더운 밤 어디선가 외롭고 고단하여
아직 잠들지 못했을 남편을 위한
낮은 목소리의 기도
자장자장 우리아기 자장자장
밤나방 가로등을 피해 덜컹이며 들어선 어둔 골목길
끈적이는 귓전에선
모기들이 잉잉거렸다.
낡은 유모차에 실린 잠투정 심한 아기의 울음이
문이란 문 다 열어젖힌 온 동네
골목길을 여기저기 돌아 나온다
오래 전 수리를 부탁한 선풍기조차
집 나간 남편처럼 아직 돌아오지 못하는 단칸 셋방
큰 아이는 뒤척이다 혼자 잠이 들었다
모기향 타는 냄새가 나는 낮은 창문들마다
텔레비전의 푸른빛이 어른거리고
간간이 수돗물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낮과 밤이 바뀐 갓난아기와
아무것도 모르고 혼자 잠든 큰아이와
이 더운 밤 어디선가 외롭고 고단하여
아직 잠들지 못했을 남편을 위한
낮은 목소리의 기도
자장자장 우리아기 자장자장
밤나방 가로등을 피해 덜컹이며 들어선 어둔 골목길
끈적이는 귓전에선
모기들이 잉잉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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