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호2010년 [시-장승진] 활래정(活來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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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백년 묵은 소나무 가지가
바람결에 날아 온
눈꽃 한 송이 무게로
뚝 부러졌다
그대 연꽃같은
사랑의 말로
내 가슴 속 빗장을
그렇게 부숴다오
참을 수 없는 무게를 견디며
소나무는 생각했을 것이다
언제 놓아줘 버릴까
아주 짧지만 긴 순간
판단을 고민했을 것이다
그대 내게 흘러와
나를 적시고 나를 풀어다오
그 봄날 배다리집 뒷산에서
가지를 놓아준 소나무처럼
묻어둔 돌을 씻어
시원하게 내려 놓아다오.
*활래정(活來亭) : 강릉 선교장(배다리집) 정원의 연못 가운데 세워진 누각형식의 정자
** 유심 44호(2010. 05/06)에서 재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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