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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호2010년 [시-이화국] 남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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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068회 작성일 11-01-05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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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포라면 도화선 장치를 해 폭발시킬 수 있게 된
다이너마이트거나
남폿구멍 뚫어 바위를 터뜨리는 남포꾼이거나
남해 포구거나 생각은 자유지만
나는 남포등 생각이 언제나 앞서 온다

석유를 넣어 불을 켜는 등잔에
불이 바람에 꺼지지 않게 등피를 씌운 것
귀가가 늦은 아버지를 위하여
문밖 마루 기둥이나
지붕 밑 서까래에 걸어놓고 기다리시던 어머니

밤은 깊어가고 아버지 돌아오시지 않고
등피 안에 그을음만 두꺼워질 때
그을음 때문에 빛이 있는지 없는지 모를 그 때에
어머니는 불을 끄고 자리에 드셨다

환한 알전등을 볼 때마다 떠오르는 옛날의 남포등
기다림에 겨우면 대신 알아서 검은 그을음으로
희망 없음을 알리던
빛이면서 어둠이던 어머니의 남포등
추억 함께 내 안에서 자주 켜지고 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