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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호2010년 [시-이화국] 수제비 먹는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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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064회 작성일 11-01-0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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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좀 썰어 넣고 질척한 밀가루 반죽
성의 없이 쭉쭉 찢어 넣고 소금 간을 조금
그렇게 만든 수제비 훌훌 마시는 저녁은
해도 빨리 기울었다

생각이 불어 터진 삶에 의문과 권태의 되새김질
먹을수록 건더기는 건질 것 없다는 사실이 화두 되어
홍수처럼 이마벽을 타고 내리는 식은 땀방울
그 속에 시든 풀잎 살리지 못하는 죽은 소금기

내가 생살을 찢으랴
째진 생살에 닿아야 소금도 약이 되는 것을
국물을 휘휘 저으며 공수래 공수거
밥상에 빈 대접 동산에 둥근 달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