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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호2004년 [시-김향숙]마주 오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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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갈뫼
댓글 0건 조회 2,450회 작성일 05-03-26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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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수직의 벽과 벽
사이를 지나고 있다

다음 벽과의 거리와
벽 너머의 일을 알 수 없는 일방통행
벽과 벽, 문과 문 사이에서
끝내 뒷모습의 기억만으로 사람들은 사라져 간다
더디 열리는 문을 지나
건너편 벽에 다다르면
다시 문 하나
다시 문 하나

마주 오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저 멀리서부터 거침없이 벽을 무너뜨리며
일방통행 해제된 수평의 초원을 달려
큰 손짓 큰 소리웃음으로
마주 오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