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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호2010년 [시-이충희] 기대수명 자동 계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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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414회 작성일 11-01-05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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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는 미국의 보험회사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향후 기대 수명에 대한 통계적 의견입니다.
<원전,D.K.Hannis,노년의 사회학에서 ...>
간단해 보이나 내부적으로 나름대로 많은 계산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믿을 만하니 한 번 해 보세요. -

연두빛 감도는 새가 열매를 쪼아먹는 그림에 이미 홀린터라
(새그림을 클릭하세요)를 따라
24가지 항목에 예, 아니오 간단한 표시,
키와 몸무게를 입력했더니
당신은 (정상)입니다.
당신의 기대수명은 (86)살입니다.
앞으로 (15)년 남았습니다.
일(Day) 수는 대략 (5475)일 정도 남았습니다.

등쪽이 뜨끔하더니 실없는 웃음 흐흐흐
고작 15년? 하다 뒤를 흘끔거리다
5개월 시한부를 통고받은 한 소설가를 떠올리며
어찌나 무안턴지요. 어찌나 부끄럽던지요.
도리없이 동물적 감각만 시퍼런 나를
측은지심이 가까스로 내려놓는 걸 보았습니다.

삐걱거리는 제 몸뚱이 간수하느라
금간 오지항아리꼴인 제 몸뚱이 보전하느라
그야말로 전전긍긍 중늙은이로 사는 나날을
감지덕지 무릎 겨우 구부려 합장으로 받아든
이마에 새벽 달무리 선연히 젖습니다.

구업口業참회 까무륵 잊고
얼마나 더 뒤뚱일지 내가 나를 믿지못합니다.
허방다리도 실은 자신의 덫입니다.
알고 저지르나 모르고 저지르나
목숨으로 부지하는 지상의 나날은
결국 구차스런 말씀의 누더기입니다.

- 성실하게 물음에 응하세요.
성실도와 정확도가 정비례합니다. -
테스트 후에 읽은 당부에 몸이 흠칫합니다.
영악한 자본주의가 좀 멋한 장난을 친겝니다만
그리 치부하긴 아무래도 찜찜합니다.

15년? 감당할 여력도 없으면서 이 당치않은
몰염치의 극치,치사한 기대치를 놓고 이래저래 심란했던
수렁에서 근근히 빠져나와 별일 없는 하루를
남은 여생이였던 과남한 오늘을
공손히 받아들고 안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