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호2010년 [시-김춘만] 아버지의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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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하늘은
앞마당 대추나무와 뒤란의 감나무 높이 만큼이다.
조금 더 생각해 본다 하여도
여나믄 집 나눠 쓰는 전깃줄
한 몸에 걸친 전주 높이거나
아무리 높다 해도 오봉산 꼭대기를
넘지 않으리.
예수도 믿지 못하시고
부처도 믿지 못하신
아버님의 하늘은 낮고
대낮보다 조금 흐리다.
어찌 보면 칙칙하지만
바람이 불지 않고 눈발도 거세지 않아
견디실 만 하리라.
아버지의 하늘을 올려다보는 일은
힘든 일이 아니다.
고개를 들면 가까운 곳에서
이쪽을 내려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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