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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호2010년 [시-박명자] 고운 식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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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545회 작성일 11-01-05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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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사람이 하나로 손잡는 <고운 식물원>
유월의 찰진 햇살이 소록소록 내리는 잔디 가든을 건너
가벼운 3박자 스텝으로 그대에게 다가 갑니다

습지원 지나 장미원 한바퀴 워킹하다가 문득 돌아보면
어디선가 하얀 날개 한쌍이 반짝반짝 하늘꼭두로 솟구치네요
금싸라기 시어들이 서둘러 하강하는 S자 오솔길
불타는 장미 아씨들의 제각기 서로 다른 모션의 향기가 솔솔…
머언 나라의 멜로디인가 고개만 끄덕끄덕 지나치려면
옷자락 당기는 가시 가시 가시의 따끔한 손톱…

<상처 받지 않는 사랑. 어디 있으랴.>
가슴속 뜨거운 바늘 귀는 숨기지 말라 하네요

야생원 지나 수림원 지나 그린벨트 열고 보면 또다른 궁전 속에
어느새 나는 18세 소녀처럼 가슴이 콩콩 뛰네요.
아로마 호흡법인가 피톤치드 한 컵 죽 마시다가 문득 찍히는
짧은 그대의 영상 크로키

총 11만평 충청남도 청양군 청양읍 군량리 산 32-4 번지
내 발가락 하나 머무를 나의 지번 하나 없는 허허로운 시공 속

6500 여종 수목들의 대화 가운데를 지나다 보면 나는 오직
한 그루 나무가 되어 주르륵 그대 곁으로 흐르고 싶었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