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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호2010년 [시-박명자] 4월 뿌리의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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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559회 작성일 11-01-05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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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물소리는 지하로 끝없이 하강을 서두르지만
4월의 뿌리는 지상을 향하여 솟구치는 몸짓을 보인다
B시인의 환상에 의하면 실뿌리의 원조는 순수한 불꽃이었다는데…
알 수 없는 추상적 그래픽을 열어 보이는 팡파르…
그러나 화상조차 입히지 못하는 포르마린 냄새…

「4월에 죽은 내 아우야. 너는 결코 죽은 것이 아니구나」

흰수건 머리에 질끈 묶고 구슬땀 흘리는 뿌리의 데몬스트레이션
갑각류의 입술처럼 비밀의 문 꼭 물고 지층을 빠르게 내리는
저 뿌리의 외침 !
숨 가쁘게 내달리는 저들도 때로는 푸른 꿈을 꿀까?
쓰쓰 쓰쓰 톤톤 톤톤… 지상의 안테나로 빛다발 흔들면서
땀으로 두드리는 암호들…
의식의 깊은밤 그는 쉬이 잠에 떨어질까
푸른 수액 나이테 질펀하게 돌고 돌아 굳은 등걸마다
눈꺼풀이 열어질때 까지
부지런히 지층의 귀때기를 두드리는 뿌리의 노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