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호2010년 [시-박명자] 햇살 그물망에 걸린 이미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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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비치 8월의 정오
소나무숲 사이로 햇살 그물망에 걸린 몇 개의 이미지들이
배를 하얗게 뒤집으며 바르르르 떨리고 있다
불화살처럼 팍 팍 내려 꽂히는 태양에너지
천년 침묵의 바위들도 꿈쩍꿈쩍 발가락을 움직인다
동해 파도자락은 청과 백으로 서로 분리되면서
팽팽하게 마주 노려보고 있다
올리브유를 18세 시간위에 고르게 펴 바르고
총알처럼 해변으로 달려 나아가는 바니걸스의 투명체 위에
낯선 기포들이 bbbb 은밀한 부위 위에 떨어져 내린다
수평 상행선으로 혼신의 힘 다하여
한계점을 끌어 올리는 입술 푸른 바닷새들…
드디어 곡선으로 휘어지는 해안선 !
용광로속 비등점을 참지 못하고 몸 비틀거리는 이미지들이
애드벌룬 처럼 둥 둥 둥 둥 공중에 떠 오른다
8월 19일 12시 40분 경포 해변
햇살의 추상작용 속에는 멜라닌 색소들이
수식어 하나없이 팍 팍 피부속을 파고 든다
태양의 축제!
시인의 언어는 더욱 목이 마르고
폐유의 고샅으로 쓰러지는 그물망
헝클어지는 바닷 비릿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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